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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요리실습(전라도닷컴)
 글쓴이 : 관리자 | 작성일 : 09-12-28 13:30
조회 : 1,162  
하나의 요리실습


우리이웃 자립생활 체험홈은 아침부터 분주하다.
오늘은 요리실습이 있는 날이다.
중증 장애인에게 음식이란 그저 남이 만들어 주는 것 받아먹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요리실습을 통해서 음식이란 만드는 재미, 먹는 즐거움도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아간다.
오늘은 특별히 방안에 누워서만 지내는 시인 지망생 박하나씨의 요리실습이 있는 날이다. 그녀는 뇌성마비 1급 장애인으로 방바닥에 앉을 수도, 말 할 수도 없는 스스로의 일상생활은 100% 불가능한 최중증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이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눈 깜빡이는 것,
머리를 약간 끄덕일 수 있는 것,
그리고 누워서 가느다랗게 남아있는 구브러진 새끼손가락 하나로 글을 쓸수 있는 것...

매일 누워 있지만 노트북을 통해서 바깥소식을 접한다.
매일 누워서만 지내는 것은 아니다.
그의 친구 지영씨가 방문하는 날이면 그는 행복하다.
외출을 하여 하나씨가 가고 싶은 곳이면 어디는 함께 가주는 지영씨가 있어 행복하다.
지영씨도 뇌성마비 장애인으로 언어도 불편하지만 지영씨는 말할 수 없는 하나씨의 통역을 맡아준다.
또한 오랫동안 함께 한 그는 그녀가 말하지 못하는 부분까지도 헤아릴 수 있는 서로가 무지무지 사랑하는그런 친구다.

하나씨는 겨우 조금 움직일 수 있는 팔과 손가락 중에서 단 하나 움직일 수 있는 구브러진 새끼 손가락으로 누워서 노트북에 글을 쓴다.
그 글은 시도되고, 자신의 꿈도 되고 마음의 노래도 된다.

그녀는 자립생활을 준비하고 있다.
자립생활연대모임에 참석하여 자립생활에 용기와 자신감을 가졌고, 후배 중증장애인들을 지지해 주기위하여 자립생활 리더의 꿈을 가지게 되었다.

누워서만 사는 중증장애인이 요리를?
오늘은 뇌성마비 장애인 둘과 정신제체, 뇌성마비중복장애인 한사람이 자원봉사자 세사람이 1대 1로 팀을 짜서 요리실습을 한다.
자원봉사자와 함께 요리 책에서 자신(장애인)이 하고싶은 요리를 선택하고 시장 볼 재료를 메모한다.

하나씨는 샌드위치와 야채 전을 선택했고 도우미와 함께 침대 휠체어에 비스듬히 누어서 시장 보러 외출을 한다.
제과점에 들러 식빵을 사고 다른 재료를 사기 위해 동네 마트에 들렀다.
동네 슈퍼가 그렇듯 휠체어가 진열대 안에는 들어 갈 수가 없다.
여느 때 같았으면 장애인은 밖에서 기다리고 자원봉사자가 모든 재료를 골라 왔을 것을...
하나씨는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거리가 먼 가게로 가자고 했다.

진열대 앞에서 눈과, 고개 짓으로 자신이 직접 재료를 선택하고,
재료를 씻고 썰고 삶고, 하나씨가 실제 행동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자원봉사자를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요리를 함께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그녀를 너무 행복하게 했다. 완성하기까지 내내 행복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지영씨는 하나친구가 한 가지라로 실제로 해보게 하려고 하나씨의 손을 잡아 달걀을 저어 보게 한다.
아! 나도 생애 처음으로 요리를 했구나!
요리실습 내내 행복한 웃음이 그녀의 얼굴에서 떠날 줄 몰랐다. 
                   
                         ▲샌드위치 만들기 
                    
                          
▲단감을 깍아 채 썰어 주세요          

                    

                             ▲양배추도 채 썰어 주세요

즐거운 시식시간,
만드는 이도 흐믓, 먹는 오빠들도 들도 너무 맛있어 음식은 금새 바닥이 났다.
이렇게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체험을 하면 자립생활에 대한 자신감은 한 움큼씩 커진다.
다음 달에도 요리실습을 한번 더하고 싶다고 부탁한다...

모든 일상을 남이 다 알아서 해주는 장애인들의 생활,
그건 자신의 삶이 아니다.
내 삶의 주인이 되어 내 삶의 주체자가 되어 살 수 있는 삶
이것이 자립생활이다

전동 스쿠터만 있다면 더 많은 활동을 하고싶다고 간절한 바램을 말하며,
오늘도 하나 씨는 노트북에 구브러진 단 하나의 새끼손가락으로 열심히 글을 쓴다.

주숙자 <'우리이웃' 자립생활센터 소장>

관련기사: 세 남자의 집-너무 늦게 이사온 '우리이웃'

                          
                                          ▲요리완성-- 샌드위치, 야채전

 

출처 : 전라도 닷컴(http://www.jeonlado.com/v2/ch01.html?&number=5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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